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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u 2017

EGU 발표를 마쳤다. 12분 안에 하는 게 참 쉽지가 않다. 세션 시작 15분 남기고 발표 꼭지 2개 중에 하나를, 그러니까 반을 통채로 지웠는데도 시간이 모자라 고생했는데, 지우지 않았다면.. 생각하기만 해도 끔찍하다. 발표 자체는 특히 준비하는 게 좋았다. 하면서 그동안 고민하던 게 좀 정리가 되는 느낌. 이야기를 구성한다는게 이렇게 집중해서 발표를 하거나 논문을 쓰거나 하지 않으면 쉽게 되지 않는 것 같다. 발표때는 다행히 질문도 적절하게 두 개 받았고 뒤에 한 미국 친구가 와서 한참 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모든 내용을 잘 풀진 못했지만 그래도 소개하는 차원에서 괜찮았다, 자평. 이 친구는 미국 지리공간 정보국에서 일하고 있다는데, 들어보니 NSA 같은 곳 이었다. 지금은 국가 안보 뭐;; 하는데, 포닥 하면서 내 발표랑 비슷한 거 했다고 와서 얘기 많이 해 줌. EWS 시그널 분석이 결국 그런 곳에서도 쓰이고 있음을 알았다. 뭐 당연한 건가? 일종의.. ews를 resilience 쪽에서 연구하는 사람들이 일변량 시계열을 분석해서 그 움직임에서 위험 신호를 포착하는 연구가 몇 년 전에 나왔다. 리질리언스에서 얘기하는 티핑 포인트 찾는 간단한 사례로 일변량 시계열을 arma 모형한 뒤에 외부 충격에서 복구되는 리턴 타임이랑 바리언스가 티핑 포인트 근처에서 커지는 것 포착하는 것. 이 친구는 그 방법으로 아프리카나 남미에 질병이나 기후 모형에 적용해서, 위기 신호 포착하는 작업을 하는 거였다. 다시 말하면, 위성으로 그 지역을 보고 있으면서 자동으로 컴퓨터가 시계열 신호를 분석하고, 그러다가 위기, 체제 전환, 티핑 포인트가 오는 것 같으면 경보를 울리는 시스템 개발로 이해. 

이거 뭐 어디든 다 써먹을 수 있다. 시스템에 대한 총적인 정보를 담은 일변량 시계열을 찾을 수 있냐의 문제가 있고, 다변량 시계열에 대해 동일한 방법으로 티핑 포인트 찾는 방법이 있냐 문제가 있고, 여튼 그런 게 갖춰진 조건이면 상당히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방법. 

길에서 펭이랑 스벤, 벤 만나서 옛날 얘기하고 그런 것도 좋았고, 뭐 다 좋았다. 비엔나도 좋고, egu에서 공부하는 사람들 보는 것도 좋고. 뭔가 이런, 대충 청바지에 후드티 입고 와서 진지하게 썰 풀고 그런 것 좋다. 학회 장에 공짜 맥주가 풀려서 들고 다니면서 마시다 생각했다. 아 뭔가..  돌아와야 하는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