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자주 서울, 주말

지난 주 울진 다녀온 다음 부터 긴 거리 이동이 잦았다. 홍대 앞 요새 판 카페 베를린에서 우동 만나서 논문 작업하고, 집에 갔다가 문상 갈 일이 생겨서 월요일날 오고, 수목은 학회 있어서 또 오고, 주말엔 문병 있어서 옴. 대부분 기차나 전철을 탔고, 그러니까 서울 가는, 춘천 가는 기차를 일주일 내내 탄 기분이 든다. 

공부하기 편해 진 후에 슬럼프 였단 걸 깨달았다. 제주에서 나를 찾는 여행을 했는데, 오히려 잃어버렸던 것 같다. 한동안 떼고 다니던 그림자 같은 걸 붙이고 돌아온 7월 한 달은, 무척 힘들었다. 게다가 이 더위. 덥다 덥다 했지만 이렇게 더운 건 처음 인 것 같아. 방학처럼 써 버린 한 달 반이 지나고, 일 주일간 여러가지 중요한 결정, 반성도 잇달았다. 많은 걸 내려 놓고 버려야 했다. 그리고 적잖이 홀가분 해 진 지금 토요일. 뭐든 다시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편안한 마음. 

문상은 예전의 아주 오래 전의 그 분이었다. 그 분을 오랜만에 만나, 길게 얘기는 나누지 못했지만 무언가 잘 살고 있음을, 자아 동일성을 인증 받은 기분이었다. 내가 그 2002년 이후 부터 지금까지 그래도 어떤 선에서 벗어나지 않았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나는 그 때 그 사람이고 여전히, 그 때 꽤 좋은 생각을 많이 하고 살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다소 늦고, 지치고 늙었으나 아직 무언가, 어디에 있는 무언가를 찾고 싶어한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여전희라. 

기승전라. 

 

여튼, 홍대앞 카페 베를린 무척 좋다. 멜랑에를 주문하면 멜란지를 주신다는 점이 뭔가 나의 도전의식을 자극하긴 하나.. 리필도 있는데, 지난 번엔 그냥 주셨다. 베를린 샌드위치는 참고로, 사당동 샌드위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넓고 자리도 많아서 오래 있기 편한 곳. 

아.. 베를린. 

아 그리운 이름 희라. 

기승전라2 

 

27일 홈커밍 발표 덜컥 맡았다. Reproducible research 아니면 Development in linear modeling in ecology 같은 주제 생각 중인데. 지금 보스님 심기에 거슬리지 않을 까 살짝 두려워하고 있다. 몽골 연구 발표를 이번 학회에서 했는데, 반응은 괜찮았던 것 같다 다행히. 내가 state-space-modelling 의 간략화된 버전이라고 생각하는 방식을 뭔가 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연구실 내에선 이견이 많다. 생태적 의미를 찾을 수 있는가, 나는 찾을 수 있다고 보는데, 뭐.. 쉽진 않다 여튼 이런 것. 여튼 현재 population 수준을 넣으면 전체 분산의 20% 정도는 이게 설명한다. 빼면 그 분산이 여기저기 나눠지는데, 그걸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가. Conceptual model 의 검증 얘기를 하시는 데, conceptual model 을 model selection 없이 그냥 가져가는 게 어떤 의미인지 좀 나로선 납득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conceptual model 의 구성 요소들이 process 를 기술하는 mathematical equation 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엔 나는 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서 대구 개체군 모형을 SSM으로 분석하는 경우엔 개체군 성장 수리 모형이 안에 들어간다. 

고와 민. 

고민 많지만 언제나 긍정적인 희라. 

기승전라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