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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올만에 주중에 서울엘 갔다. 점심 약속 있었는데, 갑자기 취소돼서 붕 뜬 내 마음 아.. 평일이고 갑자기 누굴 연락해서 보기도 그렇고, 신촌 터줏대감은 주무시고 잠깐 생각하다 2호선에서 잠이 들었다. 전철역 내려서 걸으니 익숙한 경의선 길, 많이 없어졌어 근데 가던 곳이. 카페 베를린 문 닫은게 제일 아쉽고.. 산울림 1층에서 정신 차리고 커피 한 대 빨면서 생각을 가다듬었다. 텐서 플로 책 좀 읽고, 평일 점심 시간엔 오랜만이다.. 생각하며 둘러봤다. 올해에 또 올 수 있을까. 나와선 어째야 하나 다시 경의선 길로 돌아와 피터캣에 들어갔다. 작년 올해 업무차 자주 갔는데, 혼자 다니면 언제나 그 시간이 떠오른다. 저기 햇빛 비치는 곳에 앉아 있었지, 그러나 혼자서 큰 자리를 차지할 생각이 들지 않고, 4시간 제한이 있는 등 지침에서 아저씨의 고민이 묻어나 조용히 구석에 앉았다 일어났다. 여기 책을 뽑아 읽은 적이 없었지, 항상 뭔가 많은 일감을 싸들고 와서 그에 부담을 가지다 결국 다는 하지 못하고 일어났던 것 같다 여기선. 인사하고 나오는데 마음 한 구석이 그래도 편안했다. 홍대에 그래도 인사하고 지내는 카페 하나는 남아 있구나, 다행이지. 식빵 사 들고 다시 경춘선을 타고, 날씨가 무척 좋은 금요일 오후, 돌아와 반가운 사람들과 저녁을 먹고 누웠다. 더위가 한 풀 꺾인 주말, 그 나머지 이틀은 좀 힘겹게, 다가오는 마감에 하릴 없는 부담감만 느끼며 지냈다. 뭔가 끝나가는 기분이나, 끝내지 못하는 안타까움. 내가 조금만 더 성실하면 좋겠는데, 항상 하는 이 고민. 이제 건너가 책임갑 있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기 시작하면 이젠 좀 달라질 수 있을까? 언제나 처럼 하고 싶은 일만 많고 하는 일은 별로 없는 그런 사람으로 살 수는 없다, 이제는. 용기 있는 사람은 해야 할 일을 한다. 그 책 그 한 귀절로 또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