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2012. 9. 28. 16:44
오후 부턴 숨 넘어가게 일하고 저녁에 모임 가야해서 뛰어나와 꽤 길었던 모임 끝나고 집에 와서 잤다. 인도네시아 음식 두 가지 먹었는데 외갓집에서 나오던 잡채랑 고기볶음에 향신료 한 가지 더 뿌린 것 같이 친근했고, 맛있었다. 뭐 다 좋았는데, 새로 나온 교재를 가지고 얘길 하는데, 열 가지 사례가 있고 그 중에 죄가 아닌 걸 골라내는 거였다. 뭔가.. 여튼 국민학교 도덕책에 나오는 문제에서 사례만 어른용으로 업데이트 된 것 같았는데, 듣고 있으면서 흥미로왔다. 일단 내가 이해하기로는 저자는 - 그리고 성부는 - 10 가지 사례가 다 아리까리해도 죄야! 라고 얘기하는 건데, 사람들은 자기 개인 경험에 비춰서 나름 다들 각각의 죄 관념을 가지고 있음을 어쩌면 새삼스럽게 관찰하게 됐다. 외부효과 개념이 없었던 사람은 쓰레기 장에 버리지 않고 시골에 무단투기 하는 게 비즈니스라고 생각했고, 대학교재를 복사해서 쓰는 문제에 대해 자기 대학에 다닐 때 교재를 복사하지 않았으면 공부를 할 수 없었기에 긍정하는 사람도 있었고 - 이건 또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다. 다시 한 번 확인해야 정확하겠지만, 케냐에선 도서관 책을 공부 목적으로 제본하는 건 합법이라고 했다, 거듭 말하지만 확인 필요 -. 최저임금 주는 문제는 입을 닫고 있던 둘을 제외하곤 최저임금 보다 낮게라도 고용하는 것이 더 옳다고 생각했고 - 그리고 알다시피 이건 많은 경제학 교과서에서 논쟁적으로 다뤄지는 주제다. - 디지털 저작권으로 가니 완전히 토론이 산으로 가서.. 여튼 기도하고 많이 배우고 한 것과 별도로, 굉장히 유익한 경험이었다.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의 윤리적 도덕적 판단을 하고, 그 기준이 어떤 식으로 형성되는지에 대해 조금 더 아이디어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나는 그 시간엔 주로 듣고 있었는데,  괜히 얘기하기 시작하면 격해질 것 같았다 무엇보다, 여튼 나도 도덕 관념이 경험으로 부터 떼어낼 수 없는 것임을 상기하게 됐다. 대학 교재야 매번 무감각하게 복사 (제본)해서 쓰다가 여기 온 후에 감각이 달라졌고, 소프트웨어도 별 죄책감 없이 쓰다가 역시 여기 와서 다른 감각도 좀 생기고, social norm 이 어떻게 개인에게 투사되고, 사람에 따라서 그 사회적 압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어떻고, 뭐 그런 생각을 좀 했다. 독일을 지금 내 이해로 이 부분에서 정의하면,  소셜 놈이 세세하게 정의돼 있고 그에서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에 대해 좋지 않게 보는 메타 소셜 놈이 있고 그걸 투사하는 사회적 압력은 비교적 직접적 (이게 말이 안되지만) 이다. 미국은 길게 머물러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총기를 가진다는 것이 가지는 효과가 있다는 추측만 한다. 
여튼 교재는 영국 사람이 쓴 거였고, 어제 참가자들은 출신 국가의 사회적 규범이 이른바 표준적인 영미 자본주의에 비해선 경제면에선 비교적 완화됐다고 말할 수 있는, 나를 포함해서, 사람이 많았고, 여튼 재밌었다. 결론적으로는 십계명 8번 도둑질 하지 말라를 가지고 사회정의와 규범, 기독교적 사회원리도 다 말씀하신거다, 는 식으로 바람직하게 나왔다. 
이마트 피자, 이마트 치킨 사례도 있었고(종목은 케익으로 바뀐 채로), 다들 괜찮다고 했다. 솔직히 나도 그냥 그렇다고 생각했다. 한국에 있었다면 어떻게 다르게 생각했을 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 뉴스만 읽으면서는 좀 여러가지, 다른 해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영세 자영업자를 쏟아내는 고용구조에 더 초점을 맞춰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 생각. 물론 그렇게 생각했겠지만, 나는 이마트에서 덤핑이 아닌 가격으로는 치킨이나 피자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덤핑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충분했으니.. 

에잇;
괜히 떠들지 말고 공부하러 가자..

 도둑질 하지 말라. 돈도 시간도 노력도, 기회도. 
내가 내 돈과 시간과 노력을 자주 도둑질하는 것 같아서 한 마디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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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ben genießen kann ja so einfach sein.
(Enjoying life can be so simple).
오늘도 어김없이 금요일자 티나 메일와서, 마지막 문장.  클레멘스가 자기 몸 보다 큰 빵을 들고 먹겠다고하는 사진 설명인데, 글귀가 마음에 와닿았다. 아인퐠ㅋ 많이 쓰는 표현인데, 이지! 대충 그런 어감이다. 

이지!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