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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고생스럽긴 했지만 잘 다녀왔다. 매일 아침 8시 반에 회의가 있고, 거기 맞춰서 발표나 토의 준비를 해야 해서 새벽에 발을 동동 구르며 일을 했다. 그래도 좋았다. BOKU 사람들 만나서 얘기 나눈 것, 우리 발표에 관심 보여서 앞으로 일 하기로 한 것, 안네랑 UAV데이터 이용 초지 모형 완성한 것 등 좋았다. 클레멘트는 옆집 할아버지 같았고, 그런데 매일 매트랩을 한다 그 정도. 주로 SAILH 하고 PROSAIL이라고 자기네가 쓰는 RTM 모형 소개해 주고 이걸 써서 잘 해 보자 그런 얘기. 이 연구소에선 Sentinel 2 위성으로 전세계 대상 자료를 만들어내는 게 있어서 그걸 무척 자랑스러워 했고, 우리도 사용해라 그런 얘기 정도 더 했다. 우리는 주로 dCNN이용 생태계 서비스 평가 관련 제안하고. 

이번에 본 공연 중엔 리게티의 앳모스피어.. 란 곡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우린 또 지난 번 처럼 빈필 정기콘서트 입석(5유로)를 구해서 들어갔는데, 급하게 구해서 가다 보니 레퍼토리 확인도 안 했고. 세상에 이런 음악도, 연주도 있구나 감탄했다. 나도 어쩐지 눈물이 좀 나는 것 같았다. 예프게니 오네긴 공연도 생애 첫 오페라 관람으로 좋았고, 페르 귄트도 훌륭했다. 둘 다 슈타트오페에서 드레스 입은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보고, 그냥 이런 경험에 대해 토의도 그 후 며칠 하게 됐다. 일상적으로 생각하고 감각하는 경계를 다소나마 넘나드는 경험을 며칠 하다 보니,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뭣이 중한지 그런 고민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자리도 준다는 데 이런 데 눌러 앉아서 평생 놀면서 살면 어떨까 생각도 하고, 또 글쎄, 20세기 초에 사로 잡혀 과거를 뜯어먹고 사는 사람이 되지 않을 까, 자연스레 그에 대한 우디 앨런 영화가 생각 날 수 밖에 없었다. 하루키가 싫어한 도시, 우리는 그래서 빈도 당신을 싫어한다는 편지를 쓰자고 우스개 소리를 했다. 싫지 않으면서도 그가 왜 싫다고 구지 기록했을 지 알 것도 같은 그런 일정이었다. 여전히 내가 가장 사랑한 도시이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