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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스트레스는 심하다. 다만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 하고 일을 못 하면서 스트레스 받을 때 느낌이 사뭇 다른데, 요 며칠은 사료만 먹고 일한다 생각하고 꾸준히 하고 있다. JNI로 인터페이스 만드는 것 끝내서 보냈고, 하나 괜찮게 끝냈을 때 오는 짜릿함이 있었다. 머신러닝 페이퍼 같이 쓰는 것도 엄청 집중해서 많이 진척했고, 오늘 내일이면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일이 계속 스트레스 인데 글쎄, 누가 뭐라고 하건 그걸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예전에 크리스티나가 사줬던 책 제목이 don't be nice, be real 이었지. 그걸 할 수 있으면 한국 일도 끝장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식으로 건 간에. 원고 몇 개는 아직도 소화가 편하지 않게 만드는 주범인데 이건 내가 잘 못했던 거고, 내 죄다 생각하니까 머리가 상대적으로 덜 아픈 편이다. 내 잘못 이니까 잘 하면 된다 그렇게, 남 탓 할 필요도 없고, 잘잘못 가릴 필요도 없고. 해야 끝난다, 해야 끝난다 이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안 하고 끝나는 일은 없다. 하고, 끝내고 나서도 또 일이 밀려들고 또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이 일을 끝내고 다음 일로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 이 일도 걸리고 다른 일도 걸려서 흙더미에 깔리는 느낌 보단 좋을 것이다. 

생각할 게 좀 많았다. 쉽게 정리를 잘 못 하겠네. 요하네스 베리 추출물을 먹으면 신경안정에 좋대서 먹기 시작했고, 작년에 MRT찍었던 것 가가지고 상담 마치고, 위급할 때 먹을 수 있는 약도 타왔다. 너무 많이 먹으면 의존성이 생길 수 있다고 해서 조심하려고 하는데, 정말 지난 주 처럼 무너지려고 할 때 반 알씩 먹으면 되는 용도라고 하셨다. 집에선 광을 정리하고 새로 들어온 머신 조립이랑 마치느라 바빴고, 연구실에선 우리가 사용하는 CRAFTY란 모델 여러가지 뜯어 고치면서 나름 성과 올리고 했다 그 정도. 사회 초년생 때 배웠던 Java를 다시 진지하게 만지고 있으니 그 때 생각이 자주 난다. 런닝 셔츠만 입고 에어콘도 없던 방에서 땀 뻘뻘 흘리면서 자격증 공부했던 것, 들어가서 처음 자바 보안 애플리케이션 만들고 기뻐했던 것, 주말에 국립 도서관 가서 잘 알지도 못하는 전산 책을 잔뜩 쌓아두고 끙끙 댔던 것 같은 것. 가끔 그냥 회사에 다녔어야 하는 건 아닌가 생각한다. 뭔가 멋진 일이 있을 것 같았는데 대학원엘 가면, 그리고 학위를 하나 씩 따고 사람들 연구하는 것 들여다 보고, 참여도 하고 하면서 실망이 정말 많았다 그런 후회가 때로 든다. 휴가도 긴 편이고, 시간도 비교적 자유롭게 쓸 수 있고 그런 것 좋으면서도 뭔가 내가 경험한 학교, 연구에서 정말 절박하고,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그런 생각이 든 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분명히 연구 쪽에서 그런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고, 치밀하게 진행되는 일도 있을 텐데 내 스스로, 내가 본 한도 내에서만 말하자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