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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별로 기분 안좋아. 

우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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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도 조금 의논하고, 교회 와서도 말씀 듣고 많이 풀렸다. 몇 달 전 성경 공부 그만 둘 때 비슷한 마음상태였던 것 같다.  양해 구한 담에 오늘은 예배만 보고 나와서 신촌서 라디오 헤드 들으면서 걸었더니 화창하고 기분도 봄바람에 실려 떠오르고, 머리 속에 복잡했던 것들이 이번 주에 좀 그러는 편이 오랬동안 붙들고 고민하는 것 보다 좋은 결말인 것 같고 그렇게 기분 좋아지는 길을 걸었다. 많은 걸 또 정리하고 있다, 털어내고, 버리고, 지우고, 정말 하고 싶은 일 중요한 사람들만 남기고 많은 것을 덜어내고 또 덜어내야 할 것이다. 

어제 밤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봄. 마지막 장면에서 차에 받히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다른 무작위적 사건이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웠음. 코엔 영화는 삼십대 중반 부터 재밌어진다. 사막 풍경을 보고 한 번 다녀온 경험과 붙여볼 수 있었는데, 그래서 문득 여행에 더 가치를 두게 됐다. 밀림, 고산지대 같은 곳, 몽골 초원, 그런 데서 그냥 멍해지는 것 올 해엔 하도록.. 죽으면 안돼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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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샵 거치면서 생각하고, 짬짬히 토의했던 것 간단하게 적습니다. 


1. 

마을 숲이 존재하는 공간 척도 수준 - 소유역 (catchment 나  sub-basin) 에 공간적으로 묶인다고 봐야 하는가. 사례 연구는 모두 소유역 규모에서 마을 숲이 의미있는 요소로 존재하는 것으로 가정돼 있었음. 마을 숲이 소유역에 의존적인 개념이라고 가정하면 소유역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지리적 경계가 되는 준산악-산악 지형이 마을 숲 개념화에 필요 조건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 사토야마는 더 광의로 정의된 것으로 파악했고, 일단은 척도-독립적인 개념으로 보았습니다. 


그림으로 그리면, 

험한 지형 - 소유역 단위로 마을 형성 - 소유역 단위 사회생태계의 이해를 바탕으로 마을 숲이 인위적으로 조성/관리됨. 


수구막이 형태가 아닌 마을 숲 중에 상대적으로 평탄한 지형에 위치한 경우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습니다. 


2. 

중국 풍수와의 차이 - 종교적인 해석을 걷어내고 순수하게 자연생태 면에서 마을숲의 기능과 효과를 해석하는 것이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선 풍수와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에서 풍수를 연구하면서 같은 방식으로 자연과학적 해석만 남겼다면 이 장점은 사라지겠습니다. 

지역이 바뀐데서 오는 차이는 그렇다하더라도 남을 것입니다. 물, 특히 봄에 많은 물이 필요한 한국의 상황에서 마을숲 - 그 중에서도 수구 막이 형태 - 가 발현되었다는 점을 지적해 주셔서 좋았고, 역시 공간적으로 풍수가 더 넓은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지 아니면 소유역 규모인지도 생각해 볼 일입니다. 


3.

ES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가? 


3-1) 

공간 배치 

이치가와 박사는 ES 개념에 패치-모자이크 수준에서 공간적 상호작용은 빠져있지 않느냐고 했는데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경관 수준에서 평가하는 ES에 공간적인 배치가 빠졌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참고 문헌을 찾아서 추가하겠습니다. 다만, 사토야마는 확실치 않지만 마을 숲의 경우는 3차원 공간에서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류영렬 교수 석사 논문 등 참고) 이런 3차원 적인 해석이 현재 ES에서 빠진 부분이라면 동의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마을 숲은 보다 작은 규모에서 더 복잡한 생태계 과정을 평가하려는 목적이기 때문에, 이런 3차원 경관 고려가 효과적인 시도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역시, 대응하는 개념이 서구 학계에 존재하는지는 확인이 필요할 것입니다.   


3-2) 

사토야마-ES 역설 

사토야마를 소개하면서 타케우치 교수는 계속 moderate use 란 개념을 들여왔다, overuse 와 underuse 란 용어를 통해. 하지만 거개의 ES 평가 방식에선 underuse 된 녹지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underuse 인 경우 pollination service, diversity, habitat quality, water regulation 등 대부분의 주요한 지표가 높게 계산될 것임엔 쉽게 동의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moderately used 사토야마를 ES 개념과 상호대립적이지 않다고 했지만, 사토야마로서 고평가된 지점이 ES로는 저평가 될 개연성이 있다. ES에 경제적 생산 등 요소 (provisional services) 를 추가하면 그렇지 않다고 주장할 수 있으나, 현재 ES 평가의 흐름이 중간정도로 개발된 반-인공 생태계를 옹호하기 보단 가급적 생태계를 자연에 가까운 상태로 두고, 이를 고평가하고 점수와 크레디트를 부여함으로서 보호하려는 것임에 주목해야 한다. 


3-3) 

ES와 대별하려는 맥락에서 종교적인 요소와 초자연적인 요소 

종교적인 요소도 넓은 의미에서 ES를 정의할 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강조된 논문은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보다 문화생태학적인 요소라고 생각하고, 문화생태학에서 ES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극단적으로 회의 적일 것이라 단지 추측), 반대로 ES에서 문화생태학적인 요소를 어떻게 도입하고 있는지는 좀 더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마을 숲 연구에선 한국의 마을 구조 (물리적, 사회적) 에 묶여있는 종교적인 상징물/표상이 마을 숲의 생태적인 기능 + 알파가 됨을 보이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 짐작합니다. 

초자연적인 요소에 대해선 현재 마을숲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지 않으니 건너뛰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도 과문한 동시에 회의적이고, 초자연적인 요소를 도입하는 순간 학술적인 연구로 다루기 어려워 지고, 해외에 소개하는 데도 큰 장애물이 될 것이라.. 다만 선생님이 잠깐 언급하신 것처럼, 현재 과학 수준에서 탐지되거나 개념화 되지 않은 현상이나 원리가 밝혀지면 언제든 수정한다는 전제 하에 그래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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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저의 생각은 비보 란 개념을 강조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보는 것이고, 한국 마을 숲의 독특함으로 지형 - 마을 조직 형태 - 비보 - 3차원 경관분석에서 나타나는 우수성을 부각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토야마와 마을 숲과의 결정적 차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마을 숲은 마을의 사회-경제 시스템이 주어진 상황에서 이의 생태적 측면을 보완하거나 혹은 생태적 리질리언스를 늘리기 위한 인위적인 노력이라고 보고 (그러므로 마을숲이 없을 때 보다 있으면 ES 측면에서 개선) 이라면 사토야마는 마을의 사회-경제적 시스템이 주어진 상태에서 더 많은 생산이나 자원 이용을 위해 배후지의 산림을 이용하는 것, 새로운 조성 보다는 보다 wise한 use (이에 대해선 정치생태학적 비판이 있다, wise use 가 대체 뭘 말하자는 거냐) 란 측면으로 보는 것이고, 그러므로 ES는 사토야마가 없다가 생기면 감소한다 (물론 없던 곳에 갑자기 사토야마가 생기는 것이 현상적으로 관찰되는 것은 아니나, 숲 이용을 늘리면 ES가 떨어진다는 맥락에서 조작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