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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오전엔 집에서 하다 점심 먹고 나가서 오후는 광인 마냥 키보드를 두드렸다. 밤엔 외가 가서 내일 떠나는 사촌 들이랑 삿포로 맥주 마시고, 위스키 한 두 잔 하고, 들어오다가는 희라 만나서 맥주 한 잔 더 하고, 들어오는 길에 분명히 경비 아저씨가 잠바에 싸들고 있던 강아지를 내가 받아왔는데, 깨어 보니 곁에 개가 없다. 선명하게 기억나는 나이 든 경비 아저씨, 안아 들고 있던 털도 하나도 나지 않은 갓난 강아지, 얼굴도 기억이 생생한데, 무엇이었을까.. 술에 취했을 때의 일이 기억이 나지 않은 일은 숫하게 겪었지만 환상을 본 것 같은 기분은 없었다. 술도 뭐 외가에서 할아버지 보시는 앞에서 천천히 먹었고, 신림에서 한 잔 더 한 것도 다 못 마셔서 남기고 왔으니 그리 만취않은 기분였는데. 그 강아지가 그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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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신도림 역에서 스트립.. 쇼를 하진 못하고 잠깐 서서 사람들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각설하고 아이디어 정리하면

사람들 바쁘게 지나가는 역 여러 개 (도시 별, 나라 별)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서 파라미터를 동영상에 오버레이 하고, 그걸 타일로 벽에 붙이는 것.

실시간 분석을 해서
1) 사람을 점으로 보고 움직이는 경로, 가속도, 방향 전환 같은 기본적인 물리적 정보를 표시 - 모든 사람 다 하지 않고 한 화면에 한 두 세 명 정도 무작위로 선택해서
2) 사람들 움직이는 것 데이터 마이닝으로 분석. 일종의 혼잡도, 일종의 충돌규칙, 일종의 회피 행동 등을 대리하는 파라미터 찾아서, 그것을 화면 구석에 표시.

보고자 하는 것, 도시 마다 시간대 별로, 나라에 따라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 패턴이 어떻게 다른지 영상 분석으로 보여준다. 느낌이란 것, 어디 가면 아 바쁘구나, 아 여긴 사람들이 서로 조심하는구나, 여기선 막 밀치고 다니는 구나, 여기선 힘센 사람들이 마음 대로 하는 구나 그런 것을 숫자로, 실시간으로, 화면 위애 올려서 뭔가 글쎄, 맨 워칭?

10년 내에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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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읽다 보면 자본 소득이 생기는 것을 통제하고 과세하는 데에 가속도가 붙는 느낌이 든다. 부동산 소득 - 지대 - 가 몇 백 년에 걸친 논쟁을 거쳐 지금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듯이 - 유럽 뿐 일 수도 - 자본 소득도 아 이게 뭐야? 하던 시기를 지나 누구나 다 뛰어 들어야 하는 것 처럼 하던 때도 지나, 결국 경제 위기 거치고 물론 계량적인 분석에 기반한 건 아닐 수 있지만, 광범위하게 사람들이 뱅커들 보너스 받는 것에 대해 공분하면서 정당성과 분배 과정에 교정이 가해지는 분위기다. 지난 번 플루토크라시 책 소개할 때 잠깐 들었던 생각인데, 전체적인 소득 불평등에 대해 - 커져오기만 한 - 이론적으로나 분위기로나 손을 댈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고 있는 느낌 든다. 시장에서 얻은 내 소득은 전부 정당한가? 이에 대한 최초로 논리적인 반론을 접했던 게 시민교육 센터 통해서고, 그 뒤에 조금씩 생각 해 왔다. 전혀 의심하지 않던 어떤 일들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그에 대해 차차 알아간 후에 실제로 세상이 그 같은 생각에 반응해 변해가는 것을 보는 건, 꽤 만족스러운 경험이 된다. 한 번은 기후 변화와 배출권 거래 였던 것 같고, 그게 다소 손상되고 식상해진 지금이지만 역시나, 멀리서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기후 변화를 세상 모든 사람이 얘기하는 것을 보는 건 스릴있는 일이었다고 기억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