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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생태

'전통생태학' 의 주장을 이번에 와서 조금씩 생각해 보고 있다. 주로 고민은 1) 발전적/퇴행적 패러다임 구분에서 전통생태학이 어디에 속하는가 2) 이미 (서구) 학계에 한국이나 일본의 전통생태학을 포괄하는 개념이 있어서 더 새로울 것이 없는가3) 없다면 전통 생태학이 기존의 영(+미) 식 생태학과 어떻게 다르게 이론화 할 수 있는가, 그런 고민. 일단 내가 하는 일은 아니지만, 언젠간 어떤 식으로든 끼어들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길. 일단 비보란 개념이 서구에서 그리 흔친 않다 느낌.그리고 일본 학자가 얘기한 중간 정도 이용된 숲에 대한 옹호도, 전체적으로 서구 학계에서 생태계 서비스 (ES)를 써서 보다 자연에 가까운 숲에 더 우선 순위를 두려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 우리나라엔 야생 (wilderness) 개념이 확실히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야생 개념에 대해선 사실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 영미 정치생태학에선 비판도 많이한 거지만, 아직 그 쪽 생태학자들에겐 로망 같은 게 느껴진다. 우린 옛 부터 '적당히 잘 쓰는' 쪽 아니었나, 그걸 어떻게 해석하면 되나 고민.

1) 적당히 잘 쓰는 게 좋아 (자연 속의 인간 등 실재한다면 실재할까 모르곘지만 얘긴 많이 되는 '전통' 혹은 '동양???' 적인 자연관 )  
2) 적당히 잘 보완하면 더 좋아 (비보) 
3) 적당한 만큼만 쓰고 남겨두는 게 좋아 (일종의 미래세대에 대한 고려라고 할 수 있을까) 

최적화와 중용의 차이를 종종 느끼는데, 그렇다고 그걸 서양과 동양 혹은 한국으로 만들어 오는 건 섣부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사실 최적화가 더 좋아.. 공돌이라 그런가. 중용을 불확실성과 미래의 의사결정을 고려한 최적화로 보는데 나는,  그러니까 중용이건 뭐건 다 결국 최적화로 풀 수 있는 거 아닌가. 여기서 최적화 한 것으로 보지 않고 발견법으로 봐야 하나 그런 고민도 있는데 뭐 잘 모르므로 여기까지만.. 

잘 모르는 얘기 하려니 부끄럽군.
전통 생태 하는 분들 만나 보면 한문으로 된 자료도 많이 보시고, 파면 팔 수록 나오는 재밌는 문헌도 많고나, 그런 것 즐기시는 건 꽤 보기 좋다. 나는 뭐 계량이 중심이니까, 그래도 관심은 가고, 보완적으로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단 기대?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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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한 2주 동안 정말 바빴다 괜히. 동생들도 왔다 갔고, 괜히 마음이 부산해서 술도 자주 마셨다. 공부하고 일 하 양을 줄이진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딱 앉아서 공부하는 시간 말고 오가는 길에 생각하고 뭐 메모하고 책 읽는 건 많이 부족했던 걸 느낀다. 어제 집에 들어오면서 보니, 그동안 미루고 미루던 약속이 많았고, 일단 한 바퀴 돌았다 싶다. 이제 뭐 특별히 약속도 없고,  인사도 다 했고, 뭐 섬씽 건덕지도 없고, 돈도 없고, 빽도 비전도 없고, 그냥 일 하면 된다. 그래도 오전엔 좀 편하게 살고, 뭐 오늘도 민재 병문안 갔다 왔고 그 길에 산책도 좀 했다 - 오후랑 저녁엔 가급적 다른 거 안하고 논문 쓰고, 프로포절 만들고, 좀 집중해서 정말 고시생 처럼 살아야 한다..  마치 다이어트 처럼 생각은 많이 해도 잘 실행하지 못하는 게 공부고나 싶다. 공부 공부 하는 것이 다이어트 다이어트 하는 것 만큼이나 덧없으니, 다이어트도 공부도 실제 사는 데 그려질 수 있게, 체계적으로, 책임감 있게, 규칙적으로. 

3월은 그렇게 단정하게.  

2월 말엔 꽤 진지하게 죽으려고 했던 것 같다. 어떤 계기로 정신을 차리게? 됐는데, 약간 그것도 내 의무감, 발 뻗을 곳을 보고 눕고 싶다 그런 마음에서 온, 그렇게 건강한 성격은 아녔던 것 같다. 지금 가버리면 별로 좋은 말은 못 들을 것 같고, 아무 것도 해 놓은 것 없이 그저 헤메기만 하고 갔다고 해도 할 말이 없어서, 좀 그게 신경 쓰였다. 개인적인 것 보단, 그냥 뭐라고 해야 하나, 남들과 좀 다르게 살겠다고 얘기하던 사람 치고 뭐 제대로 하는 사람 없더라, 그런 표본에 더하기 1이 되는 것 같아 어쩐지 부끄러웠다. 
남들과 좀 다르게 살겠다고 얘기했고 좀 다르게 재밌는 것도 하고 갔다, 그런 평을 받고 싶다는 욕망이 삶의 원동력이라고 하니 몹시 부끄러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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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economist.com/blogs/freeexchange/2013/03/technology-0?fsrc=scn/tw/te/bl/timesavedforquality
이제 슬슬 오프라인에서 침착하게 자료 조사하는 것 보다 인터넷에서 대충 검색하는 게 더 품질로도 좋은 시간이 오고 있다.
사실 나도 도서관에 거의 가지 않고, 책을 볼 때도 그게 더 품질이 좋아서라기 보단 검색을 할 필요 없이 쭉 한 가지 사고의 흐름을 따라가야 할 때 유용하기 때문이다. 출간되는 저널도 여전히 오프라인 자료로 간주된다면, 여전히 전통적인 형태의 - 인터넷 이전에 우점했던 - 자료가 아직은 더 품질이 좋다고, 적어도 공부 쪽에선 얘기할 수 있지만, 온라인 전용 저널을 온라인 자료로 두고, 상호 작용하는 저널이나 포럼 까지 합치면 온라인 자료의 품질이 곧 오프라인을 따라잡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온라인에선 사실 확인이 잘 되지 않는다, 검증되지 않은 자료가 많다고 하지만 일단 찾아보면 오히려 더 날카로운주장도 찾을 수 있고, 옥석을 가리는 방법도 여러가지로 개발되고 있다고, 그래서 할턴 도서관은 더 안 가겠지 나는. 친구가 오늘 흥미로운 관찰을 전했는데, 도서관에 학부생은 없고 고시생만 있더라는. 지금 컴퓨터가 없이 할 수 있는 공부에 한계가 있고, 물론 컴퓨터가 방해하는 경우가 더 많지만 도구가 방해한다고 도구 탓을 하진 말자고 하면,  전통적인 도서관에 앉아서 학과 공부건 연구건 하는 모습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뭐 그렇게 얘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