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어어

 더바빠 

바빠

바빠



사회 생활이 대강 정리됐다고 생각했는데 뭐 생일도 있고 결혼한다고 하고 뭐 복닥복닥. 슬슬 비행기표 보고 있고, 4월엔 없으려고 한다. 생전 처음으로 자문비란 걸 받느라 바빴던 이번 주엔 그래도 뭐라고 해야 하나, 오랜만에 돈을 벌어서 이상했다고 해야 할까, 열심히 하면 먹고 살 수는 있겠구나 하고 안도감도 있었지만, 요새 우스개로 계속 말하는, 배고픈 돼지냐 배부른 돼지냐, 그 선택에서 점점 내 결정은 배고픈 돼지로 굳어지는 양생의 기운이 느껴진다. 양생 중이라 열이 좀 나, 마음이 아팠지만 그래도 괜찮고, 배고파도 여전히 괜찮다고 결정할 수 있었던 것에, 그런 환경이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슬림돼지, 올해의 슬로건으로 삼았다. 배고파서 늘씬한 돼지. 고민하는 돼지, 온 몸으로 과학하는 돼지.

열심히 듣고 쓰고, 말하고, 읽고, 생각하고, 굶고, 그렇게 3월 하반기는.  

창가에 앉았더니 해가 무척 세군 오늘은.  

---

뭔가 요새,
사람들 만나면, 니가 출세 한다면 한 번 생각해 볼 수도 있지 - 이런 뉘앙스를 받는다. 대장님이 말씀하신대로, 출세하면 사람들은 그냥 붙어, 그런 자조적인 얘기도 기억나고, 뭐랄까, 그런 사람들 만나면 묘하게 긁히면서도 코웃음 치게 되는, 예전 나였으면 당신이 비웃는게 싫어서 출세 할 수 있어도 안하겠다 였을거고,  지금은 그냥 무시-외면-망각 세 가지 방어막으로 일관하면 별 문제가 없겠지, 그리고 대면할 기회를 최대한 줄이는 게 역시 도움이 된다. 뭔가, 좀 잘 나가는가 했더니 아직 아니네, 좀 더 출세하면 생각해 볼께, 그런 건 역시 좀, 기분 더럽게 말이다. 
좋은 삶이 뭘까 옳은 게 뭘까 고민하면 할 수록 우울해지고 해서 얼마 전엔 '행복한 삶이 뭔지 고민을 하면 할 수록 더 불행하게 되는 것인가, 고민 중; 좋은 삶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록 내가 살고 있는 삶이 대략 좋지 않다는 생각이 깊어지고, 옳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록 어찌 바꿀 도리가 없는 나와 세계를 보며 우울해진다.' 이렇게 트에 썼다.

배고프고 우울한 돼지도 괜찮아 하지만.  배울돼지, 배울아비, 뭐 그런 식으로 개그도 개발 가능해서 즐겁다. 행복하겠다는 것도 버리면 마음이 편해지는, 다른 각도에서 행복한 살 수 있지 않나, 우울해도 무척 신경 안쓰이고 괜찮아요 이런 식으로. 그게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매 순간 자각하는 방식이라면 그대로 뭐 인정하고 넘어갈 수 있다, 배고프고 우울하지만 살아있는 돼지, 도축도 살처분도 되지 않은 리빙 데지. 

오늘 밤은 나이트 오브 더 리빙 데지.  

실은 본에 앞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