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Hodie Mihi, Cras Tibi

학교서 세미나 끝나고 인사하고, 지나가다가 승 만나서 인사하고, 누군가 찾았다는데 누군지 모르겠다고 해 전화번호를 남기려다, 이틀 후엔 해지 할 판이라 대신 메일 주소를 적었다. 우체국에서 춘천 소포 보내고, 집에서 쉬다가 낙성대에 멸치 김밥을 파는 곳엘 갔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밥 먹음서 홈즈가 기억하는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에 대한 회상을 들었다. 모든 것이 언더 컨트롤이던 행복하던 시절. 행복한 쳇바퀴에 대해 듣고, 다시 그런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는 우리라, 어떻게 돌아갈 것인지 귀향 정책과 전략을 또 의논, 시간이 지나고 발전했다고 믿는 건, 우리 둘 다는 지식이 늘었다는 것과 겸손해 졌다는 것, 나머지 모든 면에서 뒤떨어지고 있지만 그 두 가지는 아마 공부하는 사람이니까 그 것으로도 일정 정도는 행복할 수 있다. 끝나곤 희라 미라랑 한강 가서 이제 가까이 하기 힘들어질 일본 맥주, 큰 강, 강바람 맞으면서 먹는 사발면, 먹고 돌아오는 길의 나른함. 큰 도시가 그리울 것이 분명하다고 몇 차례고 얘기했다. 어떨까, 이번엔 어떨까. 잘 해야 하는데, 더 잘 해야 하는데, 제일 잘 해야 하는데. 

오늘은 비가.  민재는 낼 쯤 들르기로 했고, 청과 신촌서 차 마시고 거의 마지막일 여기서 공부. 내일은 교회가서 인사 드리고, 여의도서 저녁 약속 하고, 그 뒤엔 짐도 싸고, 많은 걸 또 버려야 한다고 버릴 것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 조은의 시가 떠올랐다. 홈즈는 시인이 지금 직업으로서 의미를 만들지 못한다고 했다. 그에 대해 반 쯤 수긍하면서도, 아무 것도 없다고 느낄 때 떠오르는 시가 있어서 안심이 되었단, 그 때문에 하루 종일 삶을 즐길 수 있었단 얘길 오늘 만나면 하고 싶다, 지금은 비가, sic transit gloria mun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