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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

편도가 나가서 사흘 째 굴러다니고 있다. 첫 날 저녁엔 목이 자꾸 막혀서 자다가 숨이 막혀 죽겠다 싶어 불안했고, 계속 일어나서 앉았다가 졸다가 다시 일어나서 자세 잡고 하면서 밤새 떨었다. 둘째 날엔 비실비실 하다가 학교 잠깐 다녀오고, 항생제 먹고, 그래도 안 먹으면 안되겠다 싶어서 스프를 끓여 먹었다. 또 이럴 때 쓰라고 스프가 있었네.. 

오늘도 바닥을 궁굴러 다니다 겨우 좀 기운 차리고 서울 와서 노트북도 찾고 일을 좀 보았다. 춘천에서 부터 홍대 들러 집 까지 에어컨을 켜지 않고 후드를 잆었는데도 땀이 별로 나지 않았다. 연비엔 도움이 되는 편도야.. 

오늘 까지 정말 중요한 마감이 두 개 있는데 뭐 손도 못 대고 있었다. 이제 몇 시간 안 남았는데... 노트북은 우얏든동 찾았고 말야 그래도.. 뭐 새것 되어서 나쁘지 않았다. 키보드에 물이 들어갔다는 데 - 납득이 가는 날씨였지 - 갈면서 상판을 전체 갈았고, 타 버렸던 어댑터 단자도 새것으로 왔고, 메인보드도 갈았으니 뭐 거의 새것. 제주 여행의 결산액이 예상보다 무척 커지긴 했으나, 배워온 것을 그 이상으로 불려 먹어야 겠다, 뭐 그 수 밖에 없지 항상. 


그런데 문제는 다녀온 다음에 영 슬럼프다 사실. 사는 게 뭐... 별 거 있나 싶고 어째.. 더위도 좀 먹었고.. 좀 울적했던 것도 같애. 너무 거창한 질문을 지금의 소시민적이고 안정된 삶에 냅다 집어 던져 버린 건 아닌가, 문득 두려울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