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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자리를 바꿔달라는 여고생이 붉은색 정권퇴진 선전물을 흔들고 있는데 어색하지 않은 이 공기. 

이베리아 반도 여인이 탱고 춤을 추는 데 친숙하게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 기차 전체에 흘렀다. 


나는 기억이 어떤 게 있냐면, 뭐 많겠지만 그냥 오늘 기억난 건. 1학년 때 큰 일이 있어서 밖엘 나갔는데, 고대에서 종로까지 학생들로 가득차 있었다. 짐을 들고 인도를 따라서 뛰는데 뭔가 그냥 이것만으로 대단한 일이 일어나고 있고, 바뀔 것 같다고 생각했던 그런 기억이 났다. 크게 바꾸진 못했다 사실. 그 뒤 불어닦친 외환 위기 속에서 뭐 특별히 나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진 못한 것 같다. 다만 그 기억만은 아직도 선명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길에 나왔으니, 무언가 엄청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 기억만은. 

이제 부터가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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