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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스트레스

상당히 심하다. 요새 잘 얼굴로 드러나는지 여기 저기서 교차로 지적을 받았다. 하루에 몇 분 정도 막 소리를 지르고 그런 식으로 해소하려 노력하고 있다. 산에 가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좀 그럼 후련한 것 같다. 자꾸 생각이 나고 힘들고 한 얼굴이 몇 있고 어떻게든 이겨내려 한다. 

어젠 S가 와서 같이 의논해 줘서 좋았다. 요새 좀 힘들어서 치료도 받고 고생하는 친구. 내가 지금 힘들어하는 일을 어떻게든 끝내면 그래도 좀 나아질 지 물었는데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 대답해 줬다 (감사하네!). 아내는 그래도 끝내는 편이 나중에 후회가 덜 할 거라고 역시 맞는 말을 해 줬는데. 지금 짊어진 일이 너무 부담이 크고 다 해낼 수 있을 지 계속 걱정, 스스로 확신이 들지 않기도 한다. 오늘은 하루 종일 한국 과제는 좀 미뤄두고 Java Native Interface란 걸로 우리의 Java 모형을 R에서 쉽게 부를 수 있게 encapsulating 하는 작업을 했는데, JNI자체가 올드 스쿨 기술이고, 문서화도 무척 약해서 고생스럽다. 겨우겨우 어떻게 돌리기 시작은 했는데, 뭐랄까 이런 수고로움을 나는 잘 표현하고 그렇게 밖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것 같다. 그냥 그런 생각에, 아 난 뭘 하고 있다고 얘길 해야 하나 누군가 묻는다면, 그런 고민 속에 하루 일을 마친다. 보스한테 JNI로 인터페이스 만들고 있어요 라고 할 수 없다는 게, 그게 얼마나 공수가 드는 일 인지 설명하기 어려워하는 그런 내 성격도 아쉽다. 미친 사람 처럼 이 데이터 저 데이터를 가지고 R을 하다 Java를 하다 한국 과제도 내야 해서 overleaf로 tex 포매팅을 하다가 최적화 논문하러 mlrmbo 쓰는 코드를 대충 만들어 돌려 놓고 파이선으로 이미지 분석 코드를 짜다 클러스터 관리한다고 쉘스크립트 짜고 그러는 데 좀 문자 그대로 정신이 나가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 두려움이 점점 커진다. 그리고 이 중에 내게 정말 중요한, 꼭 해야 하는 일은 하나도 없다는 것도 슬프고, 잘 버틸 수 있을 지 계속 걱정이 된다. 

스트레스가 무척 심하다. 걱정이다. 

공저 원고도 보내야 하고 리뷰도 있고, 연간 업무 보고도 있고 뭣보다 내 논문도 좀 써야 하는데 그냥 막 이렇게 시간이 없고 허무하다. 걱정이야. 무척 걱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