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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

친구 두 명이 어제 최종심사 끝내고 졸업했다. 강원도에서 떼굴 떼굴 구르던 셉서방이 드디어.. 
새삼 허리띠를 졸라 매고 - 유니클로 숨 못쉬는 핏 (하지만 레귤러핏이라 쓰인) 청바지를 입으면 쉽다 - 계속한다 공부.
여러가지 무슨 경제학 강의도 듣고 윤리학 책도 본다고 부산하느라, 그러느라 좀 늦어지곤 있지만 그래도 놀고 있었던 건 아니니까, 학위과정 마치고 나면 재밌는 일 할 수 있을거야 하고 위안하고, 위안화 절상 하고.. 개그 치고 또.. 안 웃기고.. 우스울 뿐이지만..

오늘은 LSE 책 리뷰 - 민주주의와 옹호자들 - 듣고, 영국 도시의 변화에 대한 강의 들었다. 부동산 & 개발 연구하는 사람인데, 결국 규제가 지대 너무 올리고 있고 그것에 대해 실증 분석 결과 들고 나오심. 우리는 영국의 도시계획이 철저하단 얘기도 들었고, 영국의 집값이 비싸단 얘기도 들어왔다, 그걸 연결시키는 연구 하심. 복합적인 생각이 들고, 어제 들었던 백두대간 풍력발전 관련 얘기랑 섞여서 좀 머리가 복잡했다.
백두대간 얘기는 한 줄로 정리하면, 백두대간에 풍력을 올리려는 사람들이 있고 그게 기반시설 확충까지 하면 생태축 박살내니까 반대하는 사람들 있는데 찬성하는 사람들은 신재생에너지를 어떻게든 띄워야 한다 안그러면 원전 밖에 없는 거 아니냐 하고 반대 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위한 신재생에너지인가 대안 에너지란 건 단지 에너지 생산면만 보잔 얘기가 아니다.
그래도 답을 찾아가는 정치 과정으로 보는 데는 별로 이견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 정치 과정을 긍정적으로 보냐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로 보냐는 사람마다 꽤 다른 것 같다. 물론 어떤 형태의 분석도 정치적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이라고 보는 쪽은 아니다 나는. 이걸로 사실 내 생각 속에선 환경하는 사람들을 갈라서 보는데, 나는 그 그분에선 정말 중도, 제3의 길은 가능하다! 고 보는 쪽. 물론 이 표어는 좌익들한테 엄청 욕 먹었던 사람의 것이고, 결국 그 제3의 길 - 영국에서 실현될 수 있다고 믿었던 - 이 무엇이었냐는 지금도 계속 평가, 논의 중인 듯 하다, 적어도 LSE 강의 시리즈 속에선. 

내가 답답해 하는 어떤 걸 적어보려고 종종 시도하는데, 성공적으로 자평할 만큼 표현이 잘 되진 않는다. 그냥 공부하는 애들이랑 얘기하다가, 내가 보기엔 뭐 그리 공부를 열심히 하는 편도 아닌데, 아 이도 저도 복잡하고 답이 없는 것 같다, 고 하면 괜히 답답해 진다. 지금까지 나온 연구들, 경험들 면밀히 조사해 보면 뭔가, 그냥 아 복잡한 거니까 잘 모르는 거야 이상의 얘길 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으니까 나는. 최소한, 잘 모르겠다는 얘길 하려면 최근 까지의 종합을 해 보아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 생각. 반대로 그냥 다 간단하게 보고, 중요한 건 뭐고 그러니까 그거 중심으로 하면 된다고 하는 극단을 만나도 답답하다. 아니 환경 연구에서 지난 50년 동안 한 얘기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아니었나. 생각보다 복잡한데 그래도 잘 들여다 보면 해당 시점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혹은 동등한 정도로 최선이라 생각되는 선택지의 집합을 끌어낼 수 있다.. 뭐 이런게 내 희망사항이 담긴 의견이고.
모른다고 말 하는 건 복잡적응계니까 당연하달 수 있지만, 모른다고 말 할 때 좀 부끄러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 내가 생각하기엔 모르는 거니까 다른 사람들도 다 모르겠지 아마 그냥 불가능할 거야, 이런 태도는 그냥 내 취향 때문에 거북하게 생각하는 것이고. 열심히 한 사람 만이 회의할 수 있다는 이 이상하고, 실은 뒤틀린 믿음, 회의하기 위해 열심히 해야 한다는 전도된 목적. 

오늘도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한다. 피곤한 처세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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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만난 대장님은 나의 지금 삶의 방식을
정신승리
라 정확히 짚으셨다.

정신승리로도 감사히 살 수 있는 건, 정신패배했을 때 정말 힘들고 왜 사나 모르겠던 기억이 있어서다.
정신패배의 아픈 기억.

아 왜 사나 정말..  
난 왜 사는 걸까. 뭐가 그리 하고 싶어서..

죽어야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