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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다 잘 끝났다. 회의 세 개 다 근사하게 마쳤고, 준비가 잘 돼 있어서 편하게 임했다. 이런 일이 참 드물지 나 한테.. 
원고는 모든 결정이 끝나서 이제 다음 주에 회람하기로 했고, 와꾸가 잘 나왔는 지 사마가 좋아하심. 물론 사마가 하자는 대로 다 해서 당연히 좋아할 수 밖에 없지만, 여튼 개고생 한 보람이 있다. 진행이 엄청 빠르다고 해서, 아 지난 2년 동안 충전한 것 다 방전시키고 있다고 농담했는데, 그게 사실 농담만은 아닌 걸 사마도 아는 지 모르는 지..  두 번 째 회의에선 EE에 투고된 논문 리비전 하는 회의를 병행했는데, EE는 정말 이제 아닌 것 같아.. 아니게 된 지 꽤 됐긴 한데.. 정말 E도 아니고 E도 아닌 논문이 계속 나가고 있다 이 쪽 그룹에서. 근데 다른 논문 나온 것 봐도 비슷함. 왜 그렇게 됐을 까? 한국에서 EE 학회 모임 몇 번 나갔던 적 있는데 그 때 느꼈던 것 똑같은 기분이다. E 도 E도 아닌 것이..  회의 분위기는 예년과 비슷했다. 별로 서로 애정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그냥 뭐라고 해야 하나.. 인사 치레 하는 것도 귀찮으니 틱틱 거리겠다 그런 뭐라그래야 돼.. 가운데서 톰선생만 분위기 만든다고 고군분투 -  - 아 몰라 빨리 나오고 싶었다 정말..
세 번 째 회의는 뭐 번개 같이 정신 없이 지났고, 한 시간 회의하는 동안 반은 R 코드 두드린 것 같다. 회의 잘 마치고, 공저자 목록 뽑고 결과 방향 보고 그랬는 데, 운 좋게 바이로이트 똘똘이 군단과 같이 쓰게 최종 결정. 보 박사 발 박사 변 사마 이렇게 세 명을 놓고 내 이름을 붙이려니 남사시럽더라. 이 네명이 만나서 얘기하면 빅뱅 이론도 아니고 뭐 학회 같을 기세임. 발 박사는 예전에 한 번 소개했던, 추상 수학인가 뭔가 하는 특이한 사람인데, 어찌 저찌 만나게 됐다. 다들 잘 하고 젊은 것 빼고도, 한 까탈 하는 사람들이라 앞으로 귀추가..  계속 이런 사람들이랑만 만나서 일 하고 직업 잡으면 좋은데, 뭐 어떻게 잘 되겠지 .. 정말 뭔가 잘 하고 싶다 으.. 

어제 수면제 먹고 자다가 여자 카톡 받고 잠 깬 다음에 아예 잠을 못 잤다. 아침 회의라 불안했는데, 수면제를 먹었는데도 잠이 안오니 아 참.. 잠 깨운 여자가 상당히 미워졌으나 어리고 예쁘니 참았다. 예쁘고 어린 여자에 약함 보기와 다르게 내가;  일도 안되고 해서 새벽에 해 뜨자마자 산책을 나갔는데, 그게 그렇게 좋았던 것 같다. 길에 나동그라져 있는 달팽이들 집어서 수풀에 던지다가 나중엔 너무 많아서 그만 뒀는데, 콘크리트 바닥을 힘들게 기어가는 달팽이들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 지 모르겠는데도 어쩐지, 그게 그렇게 위안이 됐다.

밥도 먹었겠다 이제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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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dubbed-scene.com/node/12600
푹 자고 일어나 내쳐라마를 보니 기분이 좋구나!
우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