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흘 좀 많이 힘이 들었다. 어쩌다 오지랖이 또 치마 열 두 폭발하여 베이지안 세미나 실무를 거의 다 떠안고 있으려니 마음이 좀 많이 그랬는데, 한 편으로는 이렇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무척 애를 썼다. 여튼 목요일 발표도 그래서 많이 손해보고, 주말 내내 실무 준비하고 어제는 화상 회의 관리 하느라 정신 없이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고 용을 씀. 화상 회의는 무척 부드럽게 끝났고, 녹화 까지 잘 돼서 반응도 무척 좋았다. 당연히 플로리안이 강의도 참 깔끔하게 해 줬고. 다만 기술적인 부분을 잘 마치고 나서 오후에 내가 맡은 발표 때는 영 찜찜한 것이, 내가 하면서도 준비가 부실하단 생각이 계속 들어 괴로웠다. 발표 내용은 예전에 했던 베이지안 추론 생태학에서 예제. 실제론 아침 플로리안 강의에서 어려웠던 부분을 다시 해설해 주는 데 더 시간 많이 들었다. 그건 괜찮았는데, 정작 내 발표 내용에선 베이지안 추론 부분만 제대로 준비를 하고 사용한 자료와 연구 주제에 대해 생태학적 해석을 준비 못 해서 멘붕시대. 듣는 사람들은 또 그런 질문 많이 해서 뭔가 너브 브레이크 다운이 올랑 말랑 살랑 살랑 불어오는 멘붕의 바람 속에서 노 젓는 뱃사공이 되어, 겨우 겨우 마쳤다. 앞에 앉은 똘똘이 앤디는 계속 mcmc 랑 샘플링 알고리즘 만 질문하는데 한참 그 얘기하고 나서 뒤를 보면 베른트랑 토마스는 혼이 빠진 표정이고, 중간에 앉은 세브린은 서핑 하는 생각을 하는지 졸린 건지 나중엔 눈이 점점 풀려서 참 아 좋은 강의란 게 참 어렵겠구나 생각 다시 했다.
선생이 되는 것에 대해 요새 종종 생각하는데, 예전 보단 훨씬 자주, 진지하게, 가끔은 자신이 없어진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씐나게 하는 거랑, 그걸 비균질한 집단을 상대로 가르친다는 건 많이 다른 기술과 자질을 요구하는 것, 자명하게도, 그리고 내가 그 둘 다에 적당한 정신 세계를 가졌는지에 대해서도 좀 회의, 뉴런 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중이다.
행정적으로나 기술적으로는 정말 괜찮았다. 독일에선 이제 뭐든 혼자서 적당히 다 할 수 있겠구나, 자신감이 붙었다. 행정을 할 땐 항상 좀 어딘가 불안한 면이 있었는데, 언어 외적으로 필요한 뭔가, 여기서 사람을 대하는 기술이 이젠 몸에 붙었단 기분이다.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떤 걸 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이 얘기 되는 거지만 정말, 여기선 룰 이란 것을 잘 이해하고 그걸 바탕으로 얘기하면 사람들이 그에 맞게 행동하는 걸 예상할 수 있어서, 한 편으론 오히려 편안하다. 사람의 인정이나 호의가 물론 필요할 때가 있지만, 그래도 전적으로 그에 의지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진 않는다. 이게 참 실험지에서 느꼈던 어려움이 었는데, 언제나 사람들이 호의를 가지고 도와 주니 고마우면서도 언제라도 그 호의가 방해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 그런 것. 안 되는 게 없는 사회라지만 반대로 뭐가 되는 지도 확신 하기 힘든 사회. 그런 기억이 있다.
뭐 농담 섞어서 말 하자면, 독일에선 '타인으로 부터 받을 수 있는 협조'가 로그 노말 분포에 기대 값은 비교적 낮지만 분산이 적고, 한국에선 기대 값이 약간 높을 순 있지만 분산이 엄청 크다. 어쩔 땐 거의 코스닥 수준.
아침 부터 개그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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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 살아난다는 게 집 값이 오른다는 것 만은 아니지.
규범적으로는 집이 필요한 사람들이 합리적인 노력을 들여 집을 이용하는 건데 뭐 거기까진 못 간다고 해도, 집 값이 안정된 하에서 거래가 활발해 지는 게 정책 목표인 게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선생이 되는 것에 대해 요새 종종 생각하는데, 예전 보단 훨씬 자주, 진지하게, 가끔은 자신이 없어진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씐나게 하는 거랑, 그걸 비균질한 집단을 상대로 가르친다는 건 많이 다른 기술과 자질을 요구하는 것, 자명하게도, 그리고 내가 그 둘 다에 적당한 정신 세계를 가졌는지에 대해서도 좀 회의, 뉴런 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중이다.
행정적으로나 기술적으로는 정말 괜찮았다. 독일에선 이제 뭐든 혼자서 적당히 다 할 수 있겠구나, 자신감이 붙었다. 행정을 할 땐 항상 좀 어딘가 불안한 면이 있었는데, 언어 외적으로 필요한 뭔가, 여기서 사람을 대하는 기술이 이젠 몸에 붙었단 기분이다.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떤 걸 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이 얘기 되는 거지만 정말, 여기선 룰 이란 것을 잘 이해하고 그걸 바탕으로 얘기하면 사람들이 그에 맞게 행동하는 걸 예상할 수 있어서, 한 편으론 오히려 편안하다. 사람의 인정이나 호의가 물론 필요할 때가 있지만, 그래도 전적으로 그에 의지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진 않는다. 이게 참 실험지에서 느꼈던 어려움이 었는데, 언제나 사람들이 호의를 가지고 도와 주니 고마우면서도 언제라도 그 호의가 방해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 그런 것. 안 되는 게 없는 사회라지만 반대로 뭐가 되는 지도 확신 하기 힘든 사회. 그런 기억이 있다.
뭐 농담 섞어서 말 하자면, 독일에선 '타인으로 부터 받을 수 있는 협조'가 로그 노말 분포에 기대 값은 비교적 낮지만 분산이 적고, 한국에선 기대 값이 약간 높을 순 있지만 분산이 엄청 크다. 어쩔 땐 거의 코스닥 수준.
아침 부터 개그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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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 살아난다는 게 집 값이 오른다는 것 만은 아니지.
규범적으로는 집이 필요한 사람들이 합리적인 노력을 들여 집을 이용하는 건데 뭐 거기까진 못 간다고 해도, 집 값이 안정된 하에서 거래가 활발해 지는 게 정책 목표인 게 적당하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