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온 라디오를 설치하고 나서, 밥 먹는 시간이 흥이 난다. 춘천 kbps 라디오 주파수를 찾은 후엔 거의 고정하고 듣는데, 이른 시간에 들어도 꽤 괜찮은 노래가 나올 때가 있다. 복고 바람이 이 쪽에 있어서 인지 종종 LP를 틀어 주기도 하는 데, 글쎄, 또 이걸 FM 으로 들으니 기분 상은 꽤 옛 세상에 가 있곤 한다. 방에선 라디오 대신 주로 벅스 뮤직을 사용하는데, 여기서 flac 이 나오니까 요새, 괜히 또 기분 상으론 원음 세상에 가 있게 된다. 입력이 flac이라 괜히 신경 쓰여서 중간에 에어포트랑 다 치우고 노트북에서 앰프로 직접 연결을 했다. 적당한 dac 사기엔 맥이나 pc나 내장 dac가 괜찮은 편이라고 해서, 그렇게 그저 둠. 막 아무거나 눌러서 듣다 얻어 걸리는 것도 있고, 라디오에서 듣고 좋은 것 찾아서 듣기도 하고, 언제나 처럼 그렇게 들리는 음악에 끌려 다니면서. 바깥에선 지난 번에 발견한 8tracks에서 대충 그림 좋은 플레이리스트 찾아서 들으면 소리도 좋고, 그렇다. 여기선 함부로 곡을 건너 뛰거나 할 수 없어서 다소 강제력이 있는데, 마치 라디오처럼 그냥 걸어 놓고 들을 수 있다는 게 때론 도움이 될 때가 있다. 내가 참을성이 없고 서두르는 편이라서, 그렇게 그냥 옆에서 꾹 눌러서 하고, 붙잡아 주고 하는 게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서울 날씨 흐리고, 춥지는 않아. 다들 연휴라 빠져서 딱히 뭐 약속도 없고, 그냥 오랜만에 여기 할리스 앉아서, 뭐, 일. 연구실에서 커피를 이상하게 많이 만들어 마셔서 이렇게 가끔 와서 비싼 돈 내고 마시는 게 예전 보단 더 맛있다.
주말에 일 안하고 청소랑 농땡이만 들입다 피워서.. 집에서 빨래 네 통 하고 쓸고 닦고, 페인트 칠 도 하고 뭐 엄청 했다. 오스터 상 소설도 하나 끝냈고, 전등 달고, 밥 해 먹고. 시간 많아서 혼자 정치 토론도 했다 - - 지방 선거 내 한 표는 누구에게 - - 국제 정세, 인터넷 시대의 신민족주의, 인공지능의 발전이 불러올 자본주의의 미래 등 혼자 땀나게 토론했다. ..
학교에서 커피가 아직도 정리가 안 된다 몇 달이 됐는데도. 캡슐 커피 머신 있어서 좀 써 봤는데 뭔가 영 성에 안차고, 먼지 쌓여 있던 국산 최고라는 에스프레소 머신은 마셔보니 뭐랄까, 물에 커피를 탄 것 같다, 워터리 워터리. 만든 회사가 소양면 워터리에 있나 싶다. 애들이 사다 놓은 베트남 커피 드립 해 봤는데 아.. 힘들었고, 이 쪽 커피가 맛이 다 좀 특이해서 찾아보니 품종이 다를 수 있다고 하더군. 그리고 대부분 보관 상태가 좋지 않은 것들이었고. 정말 급할 때는 연구실에 비치된 분말커피 타는데, 뭐.. 담배 같이 피는 형들이랑 자판기 커피 마실 때랑 마찬가지로, 달아서 좋긴 한데 커피를 마시는 기분은 아녀서, 마시고 나면 오히려 더 커피 생각이 난다. JB가 에디오피아 답사 다녀오면서 사다 놓은 드립 커피를 며칠 잘 먹었는 데 입이 많으니 금방 떨어졌고. 쭝쭝 댔는데 줄이면, 학교에서 커피 마시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
할리스 왔으니 리필 받아야지. 히히. 새해 복 많이 받읍시다 그리고.
http://8tracks.com/starvingartist222/for-quiet-nights-when-the-world-is-cold-and-dark
며칠 배가 아팠는데, 뭔가 이유도 잘 모르고 일찍 죽을 뻔 했다.
그야 말로 요절복통.
요절이라 하기엔 너무 늙었어 근데..
웃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