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 주일
거의 한 나절 교회에서 보내고, 버스 타고 신촌으로 오면서 라디오 헤드를 들었다. 아는 사람도 없고 심히 낮도 가리고 하여 쉽지 않았지만, 가만히 있으면 나이 어린 친구들도 와서 말 걸고 얘기 해 주고 고마웠다. 독일 교회에서도 한 번 느꼈던 것 같다. 사람들이 먼저 다가와 말 걸어줄 때의 고마움. 그래도 끝나고 나와선 혼자 버스를 타고, 라디오 헤드를 들었다. 신촌 사무실에 닿아선 뜨거운 밥을 달디 단 핫초코를 먹으며, 내 이 42잔 채우고 공짜 음료 한 잔 받겠다, 어렵지만 결국 이룰 목표를 하나 세웠다. 그런 게, 그리고 폴리나의 3년이, 그리고 순수한 열의가 필요하다 지금 나에게. 요새 전공이 뭔지, 공부 주제가 뭔지 질문 받는 일이 잦은데, 너무 당연하게, 대답이 갈린다. 생태학에 관심이 많고,..
나의 이콜로지
공부에 있어서나 다른 점에 있어서나, 나는 점점 어딘가, 잘 모르겠지만 어딘가에 있는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 같애. 한도 없이 깊게, 깊이만 들어가고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점점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길로 흘러가는 것 같애,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어 얘기 하다가. 그래도 그 속에서 무언가,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아직도 그런 꿈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비현실적인 사람이 되자고 결심했던 적이 있는 것 같아, 한.. 십 년 쯤 전에. 독일에 있을 때도 그런 감각이 있었지만, 돌아와서 한국 땅에선 누구와 무슨 얘길 해도 병적인 몽상가 같이 얘기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더라. 이게 아마, 취향이 지나쳐 병이 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리고 그런 걸 언제까지 붙잡고 싶어하는 걸까.